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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범 회장 "군림하던 장학사 시대, 이미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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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범 회장 "군림하던 장학사 시대, 이미 끝났다"
  • /무안=김두헌 기자
  • 승인 2011.04.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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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석범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 회장
전남교육청 및 직속기관, 지역교육청 현직 장학사, 교육연구사 267명 참여
1년 6만원 정도 회비 각종 행사나 연수활동, 친목 모임, 체육대회, 등산모임
강석범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 회장

지난 3월 23일, 전남교육청 및 직속기관, 지역교육청 현직 장학사, 교육연구사 267명이 참여하는 수상한(?) 모임이 하나 결성됐다.

전남도내 장학사나 연구사로 구성된 교육 전문직들이 창립총회를 갖고 '전남교육전문직협의회' 공식 출범의 깃발을 올린 것.

그동안 전남교육청 소속 전문직들은 출신학교나 전공 과목별로 모여 교과연구회나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개별적으로는 활동했지만 이처럼 공식적인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전국적으로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교단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일부 전문직들이 인사상 우대를 받아가며 주요 요직을 독차지해 비판을 받아왔는데 도민직선 교육감이 취임하고 나자 '협의회'까지 결성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의혹어린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전남교육전문직 협의회' 결성을 주도한 초대 강석범 '전남교육전문직협의회' 회장(전남교육청 과학직업정보과 장학사)을 전남교육청에서 26일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우선, 교육전문직협의회 창립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실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며, 교사가 보람을 느끼는 학교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교육문제를 자각하고 학교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대안제시를 통한 창의적이고 건전한 교육문화를 조성해 보기 위해 전남교육청의 모든 전문직이 참여하는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를 창립하게 됐다.


전남교육청 집행부와의 사전 교감은 있었나?
=특별하게 교감을 갖진 않았다. 다만 집행부와 장학사간에 이같은 모임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했다고 본다. 과거의 장학사들이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식 의사소통 체계때문에 자신들이 가진 정보나 노하우를 표출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상사들과 터놓고 대화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장만채 교육감님도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전문직들도 소통의 통로만 개설된다면 다양한 의견 개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앞으로 전남 교육전문직협의회는 카페나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역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전남교육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일선에서는 전문직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 이들에게 자칫 위화감이나 오해를 불러올수도 있다고 보는데?
=교사들과 교감, 교장, 전문직들은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 특히 과거의 장학사와 현재의 장학사들의 역할과 업무내용이 완전히 다르지 않는가? 과거 장학사들이 권위적이었다면 현재 전문직들은 교단 현장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들으려는 봉사의 자세가 더 크다.

인터넷이나 각종 신문고 등 오픈된 행정체계로 인해 과거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장학사들은 살아남기 힘들다. 자기 권익만을 주장하던 장학사 시대는 지났다. 교단현장 위에 군림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든 것은 절대로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협의회 운영은 어떻게 하나?
=한달에 5천원씩 6개월에 한번 회비를 거출하게 된다. 1년에 6만원 정도의 회비로 각종 행사나 연수활동, 친목 모임, 체육대회, 등산모임 등에 활용하게 된다.


전남 교육전문직협의회의 향후 활동계획은?
=오는 6월경 체육대회를 갖고 10월이나 11월무렵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특강이나 토론회를 통해 전남교육에 대한 의견 개진의 기회를 마련하겠다.


초대 회장으로써 전남 교육전문직협의회의 출범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달라.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 전문직들이 교육계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통합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전남교육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협의회 출범 이후 장만채 교육감님과의 면담에서 두가지를 말씀드렸다.

우선, 전문직들이 각종 행정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과거 위계질서가 뚜렷해 의사소통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 특히, 수평적인 조직관계 정립을 통해 장학사들이나 연구사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전남교육발전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의사소통 경로를 창출해 달라고 당부드렸다.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가 출범한 만큼 전문직에 계신 분들이 전남교육 발전을 위한 좋은 방안들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해 전남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전남 교육전문직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한편, 초대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강석범 장학사는 지난 1987년에 교직에 입문해 완도여중 교사, 전남교육정보원 연구사, 전남교육청 교육정보화과 장학사를 거쳐 전남교육청 과학직업정보과 장학사로 재직중이다. 전남대 사범대 과학교육학과(지구과학)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남대 자연과학대 지구환경과학과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강석범 장학사는 교육정보와 영재교육, 교과학습, 환경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전남대, 광주교대, 한국교육개발원등에 출강했으며 7차 교육과정 심의의원, 특별연구교사, 수업장학요원 등의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한편, 전남 교육전문직협의회 수석부회장에는 이용덕 전남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사, 부회장에는 윤남철 강진교육지원청 장학사·정병국 정책기획담당관실 장학사·신자경 강진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맡았으며 김갑용 영광교육지원청 장학사와 박철완 해남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감사로 선출됐다.


인터뷰 후기=장학사와 연구사들이 중심이 돼 '전문직 협의회'를 구성했다는 것 자체는 일단 의미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과거에는 특정 대학 출신위주로 연구회를 구성해 '넘을 수 없는 아우트 라인'을 그어 타 대학 출신들을 소외시키거나 출신 대학이나 과목별로 이합집산하는 등 '친목 모임'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들 모임중 일부는 과거 간선제 교육감선거 과정에서 정치적인 성향을 강하게 풍기며 음양으로 선거운동에 깊숙히 개입하기도 했다. 이번 협의회는 초중등, 장학사와 연구사, 본청과 직속기관이나 지역교육지원청의 구분없이 머리를 맞댔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가 전남교육계의 '싱크탱크(think tank)'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들의 권익신장에 방점을 찍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협의회가 전남교육계의 명실상부한 '아카데미'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수요도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행부와의 엄정한 거리유지도 필수적이다.

전남교육계와 도민들은 전남 교육전문직 협의회가 집행부가 원하는 일에 앞장서는 '행동대원'이나 '입속의 혀' 역할이 아닌 창립 발기문에서 주창했듯 열악한 전남교육계에 '교육 사랑의 씨앗을 심고, 교육 희망의 싹을 틔우며, 교육 행복의 열매를 거두는 전진기지'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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