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厚顔無恥), 석서위려(碩鼠危旅),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순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도량발호는 권력을 가진 자가 제멋대로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밟고,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교수신문은 9일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1.4%(450표)를 얻은 '도량발호'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도량발호 외에도 후안무치(厚顔無恥,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 석서위려(碩鼠危旅,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 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본립도생(本立道生,본이 서야 길이 생긴다) 등이 뒤를 이었다.
도량발호는 뛸 도(跳), 들보 량(梁), 밟을 발(跋), 뒤따를 호(扈)의 한자로 이뤄졌다.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직전, 지난 12월 2일까지 진행됐다. 이후 긴급 사태에 대해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추가 의견을 물었다.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 장의 권력 남용, 검찰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의 삶에 대한 무관심, 명태균·도술인 등 사인에 의한 나라의 분열 등을 추천 사유로 꼽았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올 한해 보여 주었던 권력의 사적 남용의 결정판으로 충격을 안겨줬다.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6시간만에 해제된 사태는 도량발호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도량발호를 선정한 교수들은 대부분 권력을 자신과 가족 그리고 비호 세력만을 위해 사적으로 남용하고 이권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더십과 통치 능력의 측면에서 함량 미달이라거나 자기 객관화를 통해 개선하려는 모습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