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협 AIDT 건의문 일방 발표 '일부 교육감 강력 반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강은희 대구교육감)가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가 본회의 상정을 유보하고 교과서 지위를 유지한 채 1년동안은 학교 자율로 선택해 운영하도록 해 달라는 건의문을 발표한 가운데 이 건의문이 상당수 시도교육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 인천, 충남, 세종, 경남, 울산교육감'들이 "충분한 토론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충분한 토론과 합의가 이뤄진 뒤에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천창수 울산교육감도 입장문을 내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감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협의회 회장인 강은희 대구교육감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김영호 국회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교육감들의 합의되지 않은 견해를 전체 의견인 양 발표한 강은희 대구교육감의 행위는 국회의 입법권을 방해하는 것이어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한 법안에 대한 의견을 시도교육감들에게 직접 물은 결과 세종·서울·경남·울산·인천·충남교육감은 찬성했고, 강원·제주·대구·충북·경북교육감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전남·전북·광주는 찬반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며 경기·대전·부산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교육자료 격하에 찬성 6곳, 보류가 3곳인 사실만 하더라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건의문과 다른 목소리가 과반이 넘는데 도대체 어떤 경위로 (건의문이) 발표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현행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규정에서는 전체 17개 시도교육감 중 3분의 2 이상 찬성을 해야 건의문 등 입장문 발표가 가능하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건의문이 교육부 압박으로 발표됐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벌어지는 교육부의 이같은 행태는 명백한 입법 방해 공작 행위며 국회에 대한 도전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전교조전남지부도 27일 성명서를 내고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어떠한 의견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해 지역 교육의 수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전남지부는 이어 "AI 디지털 교과서는 탄핵된 윤석열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이라면서 “민주혁신 교육감이라는 김대중 교육감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태도를 고수하며 학부모와 교사들의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