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과 주체적인 삶

김광호 ∥교육칼럼니스트

2024-12-24     김광호

학생, 청년들이여! 여러분이 아끼는 응원봉은 단순히 빛을 내뿜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생각과 신념을 드러내는 상징물이다. 그러나 응원봉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그 빛은 자신만의 진실과 주체성을 담아내야 한다.

지금 여러분의 응원봉은 어떤 빛을 내고 있는가? 혹 교과서가 제시하는 정답, 어른들이 강요하는 가치, 사회가 요구하는 틀 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억하라. 교과서는 진짜 삶을 안내하지 않는다. 삶에 대한 진실은 주체성과 비판의식 그리고 바른 행동 속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하라.

잠시 니체의 말을 들어보자. 여러분은 지금 '낙타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며 '해야 한다'는 의무와 복종 속에서 살아간다.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순응하며 자신을 잃어버리는 단계이다. 그러나 여기서 머물러서는 절대 주체적인 삶을 살 수가 없다.

낙타는 곧 사자가 되어야 한다. 사자는 외친다. "아니라고, 과감히 답하라!" 내 생각은 다르다고, 내가 옳다고 말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울부짖는다. 사자는 기존의 권위와 관습을 부수고, 자유를 쟁취한다. 하지만 자유를 쟁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주체적 삶은 사자를 넘어 '어린이의 단계'로 나아갈 때 완성된다. 어린이는 순수한 창조자이다. 기존의 틀을 파괴한 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단계이다. 자신만의 빛, 자신만의 신념, 자신만의 응원봉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어린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라. 2024년 12월 3일 계엄령 선포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것은 진실을 조작하여 가짜 삶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당시 진실을 깨닫고 행동했던 시민들은 낙타의 삶을 벗어나 사자와 어린이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빛나는 응원봉은 자유와 정의를 위한 행동으로 채워졌다.

학생, 청년들이여! 어른들의 말이나 사회의 관습에 무조건 복종하지 마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그리고 타당하다고 판단할 때에 그때 동의하라. 나아가 여러분의 응원봉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여러분의 주체적인 삶과 창조적인 정신의 상징으로 만들어라.

학생, 청년들이여!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이로 나아가야 한다. 여러분의 빛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빛이야말로 진정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에너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