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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행정실 업무 관리, 권리이자 의무
 최대욱∥장흥용산중교사·교육학박사·한국교총부회장
2013/07/23 09: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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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교사이지만 교육행정을 전공한 덕에 교육과 행정 간의 관계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고, 심도 있게 생각하며, 올바른 대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 가르치는 업무를 천직으로 여기며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많은 교원들의 모습,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행정업무를 담당하면서 행복한 마음과 표정을 잃지 않는 고마운 행정직원들을 수없이 만나왔다.

학교는 교육을 중심으로 행정이 뒷받침 되어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는 상호 협동적 체제이기에 교직원들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정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학교의 업무가 교감과 행정실장의 업무로 분리되고, 교감은 교무(敎務)만 담당하고, 행정업무는 행정실장이 담당하는 이원적인 체제로 변해 학교현장의 갈등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필자는 10여 년 전 교육법학을 열심히 공부할 때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를 접했을 때이다. 동조 제1항에는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 한다', 동조 제2항에는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로 규정되어 있었다.

1997년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의 세 가지 법으로 구분되기 이전의 구교육법 제75조 (교직원 및 임무)에서도 각 학교의 교원 또는 사무직원과 그 임무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직원을 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교감은 교장의 명을 받아 교무를 장리하며 학생을 교육하고 교장 유고시는 교장을 대리한다'이다. 의문은 교무라는 단어의 해석이었다. 법조항이 한자로 쓰여져 있었다면 간단했을 텐데 한글로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문제였다. 교무의 한자는 크게 校務와 敎務로 구분할 수 있다.

필자의 판단에도 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2항의 교무는 제1항의 교무와 같이 校務일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그래서 이 부분을 확실히 밝혀 보고자 온갖 자료를 탐색했다. 먼저 교무가 한자로 표기된 법전이 있나 확인하였고, 교육부 법령자료들도 찾아보았다. 또, 대법원 판례, 헌법재판소 판례 등을 찾아보면서 최근에 어떤 해석을 내 놓았나 찾아보았다. 그러나 모든 일이 허사였다. 그러다 한국교육법학회에 참석했다가 법무부(1963)의 유권해석이 있음을 알았고, 필자는 교무의 의미를 질의한 적이 있다.

당시 참여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 교육법학 전공 교수님들도 모두 校務로 해석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50여 년 전의 유권해석이 최근 다년간에 걸쳐 관행으로 굳어진 상황을 바꾸기에는 효력이 충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잘못된 법해석과 적용으로 학교현장에서 관례화된 불법적 행태를 고쳐보리라는 생각을 하고 연구를 접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필자가 보았던 1963년 법무부 유권해석(법무 1041-269)은 '사무직원이 담당하는 사무에 대해 교감은 교장과 같이 학교의 간부로서 서무에 대해서도 교무 또는 기타 사무와 같이 이를 장악・처리한다고 해석한다', '사무직원은 회계사무에 한해 교감의 지휘에 의하지 아니할 수 있으나, 교장을 제1차적으로 보좌하는 교감으로 하여금 교무를 효과적으로 통할하게 하기 위해 재정관련 사전 품의서에 대해서는 교감을 경유해 교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한다'였다.

당시에는 이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학교현장에서는 교감과 행정직원간의 업무 기준을 확실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해석이 힘을 잃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교감과 행정실장간의 업무가 이원화되고, 교감과 행정실장은 동등한 위치에서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적법한 행위인양 오인되어 갔다. 최근에 들어어서야 필자가 과거에 찾고자 했던 자료를 교육부(2010)의 질의・회신 사례집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동 교육부 유권해석에서도 '교장 담당 교무와 교감 담당 교무를 특별히 달리할 이유가 없고, 교장의 업무수행 불가능 시 교감이 대행한다고 규정한 점, 행정실장의 권한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교감의 업무 범위를 교무실 업무로 한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학교조직을 교감이 관리하는 교무실 업무와 행정실장이 관리하는 행정실 업무로 이원화해 운영해야 하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

다만 '학교장 위임 전결규정 및 학교복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소속 교육청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필자의 오래된 고민이 해결된 순간이었다. 개인적 논리와 법무부와 교육부의 유권해석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전남교육청에서는 6월 19일자 '2013. 교원행정업무 정착 업무처리 개선 지침Ⅱ'에서 교감의 업무를 校務 관리로 규정하여 행정실의 업무 관리가 교감의 법적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남교육청에서 재량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닌 법률에 근거한 결정이다. 따라서 학교현장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현명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즉, 회계사무에 관해서는 교감의 관리를 받지 않을 수 있으나, 재정관련 사전 품의서에 대해서는 교감을 경유해 교장의 결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회계사무 이외의 경우에는 교감의 관리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현행법의 내용이고 현행법의 해석이다. 물론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라 교직원들 간의 위임전결규정 또는 업무분담 규정을 두어 업무를 분담하고 결재를 생략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모두 위에서 언급한 법과 해석을 기초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전남을 비롯한 전국의 모든 교직원들이 지금까지 법률에 규정된 내용에 대해 무심한 채 불법적 관행으로 학교조직 생활을 해 온 점에 대해 반성하고, 적법한 형태의 새로운 학교조직 및 기능의 형태를 구상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1963년의 법무부의 유권해석과 2010년 사례집의 교육부 유권해석이 교직원들 간에 갈등과 반목을 부추키는 계기가 아니라 화해와 협력의 지렛대로 작용하여 모든 학교구성원들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도와 전남교육이 발전하는 동인으로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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