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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윤영훈∥시인·교육칼럼니스트
2019/06/10 10: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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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을 화두로 삼고 있다. ‘기생충’은 신흥 부유층과 그들에 기생하려는 하층민의 교활한 전략을 그려낸 블랙코미디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가 양극화된 한국 사회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슬픈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하며, 또한 국경을 초월한다. 종합예술인 ‘기생충’ 영화는 현대사회의 이슈를 다뤘는데, 이 이슈는 국경을 초월하여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생충’을 본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우리나라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는 것은 이 영화의 기본 얼개인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이 한국만의 특수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제목은 애초에는 ‘데칼코마니’였으나, 나중에 ‘기생충’으로 변경했다. 데칼코마니아가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듯이, 단순히 잘 사는 사람이나 못 사는 사람이나 사는 것은 같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생충’은 부잣집에 얹혀사는 가난한 가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 문제인 빈부격차와 계층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빈부격차를 수직적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부잣집 가족은 언덕 위 큰 저택에서 여유롭게 살고 그에 대비되는 가난한 주인공의 가족은 저지대의 허름한 반지하에서 바둥대며 산다. 큰 저택에 사는 박사장네 집의 큰 창문은 밝은 햇빛이 잘 비치고 푸른 잔디밭이 보이는 데 반지하에 사는 기택네 집의 작은 창문은 어둡고 오물과 취객의 모습이 보인다.
 

빈부격차는 이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의 차이로도 나타난다. 또한 영화의 절정적인 장면에서  폭우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과 태도의 차이로도 보여 진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날은 언덕 위 큰 저택에 사는 부자들에게는 미세먼지를 쓸어간 좋은 날이지만 저지대의 가난한 이들에게는 집에 빗물이 넘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는 최악의 날이다.
 

이런 사는 공간과 생존방식의 차이는 사회적 위화감으로 나타나며 결국은 폭발하고 만다.  박사장(이선균)이 냄새를 피하기 위해 무심코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이 기택(송강호)의 분노심을 자극하고 박사장을 죽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게 한다. 이러한 빈부격차와 계층 간의 갈등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빈부 격차는 우리 시대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이이며,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심화되는 현상이다.
 

특히 한국사회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보다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중요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요사이 ‘N포 세대’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 관계도 포기하고 꿈과 희망마저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한 말이다.  N포세대의 원인으로는 높은 주거 비용과 교육비, 낮은 임금 상승률, 불안정한 고용시장 등이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일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국민의 85.4%가 ‘우리 사회의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고 동의했다. 또한 80.8%는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부유한 집안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66.2%는 한국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왜 가장 높은 자살률과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지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부조리, 빈부격차가 ‘묻지마 범죄’를 낳을 수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자는 이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베풀고 기여하는 오블리스 노블리제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우리의 심각한 현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어야 한다. 정부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성별·계층·세대·이념 간 갈등 치유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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