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1 16:47  제보/광고문의 : 010)3605-4420
'잃어버린 단어를 찾습니다, 절제'
 박 관∥교육칼럼니스트
2019/03/01 00:00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박 관 선생님.jpg
요즘 우리의 일상은 잃어버린 단어들이 많다. 아니 잃어버렸다기보다는 차라리 기억하거나 생각하기 싫다는 편이 보다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하긴 남들보다 빨라야하고, 남들에게 이겨야하고, 자기를 들어내야 만이 안심이 되는 세상이다 보니 그도 어느 정도는 헤아려주어야 할 판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도 상대의 처지를 생각하거나 또는 자신도 그런 경우가 있어 이해하고 넘어가야할 상황들이기에 절제해야만 한다는 인간적인 차원에서 생겨난 말이리라. 그런데 요사이 각종 유튜브나 언론매체에서 흔하게 나오는 주장들이 있는데 차마 눈뜨고 보기가 무색하다. 무례함이 짝이 없고 엉뚱함이 도를 넘고 황당함이 판을 치는 자기주장의 모습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감마저도 생기게 되니 이를 어찌해야하랴.
 

표현의 다양성이라는 미명아래 극히 즉흥적이고 단발적이며 집단 이기주의적인 이야기만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을 보면서 실소와 함께 우리 인간들만이 가지고 있는 심연의 멋스러움을 간직할 줄 모르는 그들에게 연민의 정마저도 느끼게 된다. 자기 혼자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느낌들을 아무 여과나 절제 없이 마구잡이 늘어놓고도 부끄러움 없이 아주 당당한 그들을 보면서 그저 차분하고 묵묵하게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들은 행여 자신은 너무 소심하지 않나 싶어 기가 죽을 지도 모를 지경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그림을 그릴 때 여백을 많이 두어, 그리는 이나 보는 이가 그림에 담겨있는 여러 의미들을 한가한 마음으로 유추해 볼 수 있도록 그려왔다. 여백이 주는 자연스러움과 빈틈의 멋! 그것이 바로 동양사상에 묻어있는 절제의 미요, 여백의 미 아니던가!  절제된 언어와 행동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고차원적인 삶의 형태이며 우리들이 끊임없이 추구해 가야할 소중한 가치 중에 하나다.


어느 할아버지가 손자 녀석 장난감을 사주기 위하여 손자와 함께 장난감가게에 갔단다. 장난감을 구경하던 손자 녀석이 자기 마음에 든 장난감을 발견한 순간 “하부지, 이거 우리 집에도 있어?”라고 물어보더란다. 가지고 싶다는 심정을 애 둘러 표현한 손자의 애절함에 할아버지는 결국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단다.
 

겨우 3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이렇듯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며 말하는 것을 보면 절제는 오랫동안 훈련되거나 수련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인간적인 감성이다. 그런데 3살 먹은 아이만도 못한 절제능력을 가지고 사는 어른들의 삶의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공동묘지에 가면 이유 없는 주검이 없듯이 각자 다 사연들이야 있겠지만 적어도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추어 가야할 가치를 무너뜨려서는 아니 된다. 더군다나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층은 한층 더 그러하다.

 

절제! 너무나 무절제하게 난무하는 요즘의 가짜뉴스와 말잔치 세태에서는 더욱 그리운 단어이자 귀하게 지켜가야 할 덕목이다. 자신의 삶을 더욱 품격있게 만들어 갈 수 있는 행동양식, 남들을 이해하면서 바라볼 수 있는 진정한 소통 형식, 쉽게 받아들일 수 없지만 하다보면 사무치게 인간적인 사고방식.  이것이 절제이다.
 

잃어버린 물건은 찾지 못하면 다시 사면되지만, 잃어버린 가치는 찾지 못하면 영영 살 수 없기에 꼭 찾아야 한다. 자신의 주장과 이익만을 가장 최선이라고 여기며 밀어 붙이는 이 사회에서 절제라는 오묘함이 이 난제를 풀어 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에 더욱 찾아야만 한다.

[ 박 관 ]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mapak69@naver.com
호남교육신문(www.ihopenews.com/) - copyright ⓒ 호남교육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호남교육신문 | 광주광역시 북구 북문대로 242번길 46 상가동 202호 | 등록번호 광주 다-00199 발행인 이명화 | 편집인 김두헌 | 청소년 보호 책임자 김두헌 | ☎ 062-524-1110,2220 FAX 062-234-8830 | E-mail:mapak69@naver.com Copyright ⓒ 2007-2013 호남교육신문 All right reserved.

    호남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