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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과 ‘헐’이란 말의 사용을 보고
 이동범∥수필가·前 광주교총회장
2019/01/21 17: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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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교시간이 되어 버스정류장에 중학생 5, 6명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주고받는 말을 듣게 되었다. 어떤 학생이 “야, 오늘 ‘영어쌤’이 내준 숙제가 뭐지?”라고 하는데 또 다른 학생이 “오늘 ‘국어쌤’이 무슨 책을 읽으라고 했지?”라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쌤’이란 말은 ‘선생님’에서 각각 한 글자씩(ㅅ, ㅐ, ㅁ) 따서 축약한 ‘샘’의 된소리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5학년 국어과의 ‘언어 예절과 됨됨이’ 단원에서 ‘샘(쌤)’, ‘헐’ 등은 예절에 어긋난 말로 배우게 되어 있다. 그런데 모 교육청에서는 조직문화혁신방안으로 직급이나 직위를 부르는 대신 ‘쌤’, ‘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겠다고 했다. 즉 이름을 넣어서 교육감은 ‘000쌤’, 교장선생님은 ‘000님’으로 부르는 식이다.


교권추락을 우려한 교사들의 반발로 해당 교육감은 “교직원끼리만 적용하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는 것인데 이것이 말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국립국어원은 ‘쌤’을 표준어로도, 방언으로도, 신조어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선생님을 낮춰 부르는 호칭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흐려질까 심히 우려되고 안타까운 일이다.


‘선생님’은 제자가 스승에게 쓸 수 있는 가장 부드럽고 따뜻한 존경의 말인 것이다. 그런데 모 교육청에서는 교사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교육당국이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교권이 실추되어 선생님들이 설 땅을 잃고 있는 판국에 이런 말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해당 교육당국은 바른 말을 쓰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본다. 교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는 교사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있겠는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부르게 해달라’는 청원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 중 ‘교실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을 기간제쌤이라고 합니다’라는 내용도 있다고 하니 교실은 이미 이렇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현장과 괴리된 혁신으로 교실을 실험해선 안된다.
모 방송사의 주말 연속극에서 여자분이 남자분에게 ‘강쌤’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어른들 사회에서도 잘 못 쓰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방송사부터 바른 말과 고운 말을 쓰도록 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갖게 한다.


초・중・고학생들이나 방송출연자, 그리고 일반 시민까지도 선생님을 ‘쌤’ 또는 ‘샘’으로 부르고 있다. 과연 이렇게 불러도 될 것인가를 우리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한다. 또한 방송출연자나 초・중・고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쓰고 있는 ‘헐’이라는 어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무르겠으나 어감상 ‘놀랐을 때’나 ‘어이없을 때’에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이 되지만 예절에 어긋난 말이므로 사용을 자제했으면 한다. 바른 언어 사용에서 바른 마음이 자라며, ‘말은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고 볼 때 말은 자신의 얼굴인 것이다.


말과 글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닌 문화융성의 토대이자 민족정신을 이끄는 출발점이며 우리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애매모호한 말, 거친 말, 폭언 등이 다른 사람에게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인 기능에 대한 자기 점검의 기회를 갖는 것이 좋겠다. 자기 입장에서 자기 말만 고집하고 주장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남을 배려하는 말을 사용한다면 다툼이 없을 것이며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말에는 향기가 있고 사랑이 묻어나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한다. 말을 절제하면 인품의 향기가 모락모락 밖으로 새어 나온다. 좋은 말은 자신을 위한 기도이며 덕담은 좋은 관계를 맺는 밧줄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칭찬과 덕담으로 멋진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차제에 교육계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바른 말과 고운 말을 쓰도록 생활화하여 청소년의 언어가 더욱 성숙되고 순화될 수 있도록 책임감고 사명감으로 언어문회 개선운동에 최선을 다하고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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