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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춘향(春香)
 나동주 ∥교육학박사
2018/05/15 12: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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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춘향(春봄 香향기)입니다. 산수유로 시작된 춘향의 향로(香路)는 개나리, 진달래로 이어지다가 천관산의 철쭉으로 끝이 됩니다.

 

몽룡(夢꿈 龍용)을 사랑했던 춘향은 그 사랑의 대상이‘현실의 세계’가 아닌 꿈과 용처럼‘이상의 세계’라는 면에서 처음부터 아픔이 전제된 서글픈 사랑이었습니다. 또한 그 처절한 사랑의 훼방꾼으로서 학도(學배울 徒무리)가 등장합니다. ‘배운 무리’란 의미의 학도는 춘향이 그토록 사랑했던 이상의 세계를 철저하게 농락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춘향전을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라는데 의심의 여지를 두지 않았습니다. 많은 세월 동안 모두가 춘향전을 소위 사랑싸움으로만 평가 절하하였던 것입니다. 아무 비판 의식 없이 따라 하려는 경향으로써 ‘타성’이 그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춘향은 봄의 향기입니다.
희망의 봄은 새싹을 잉태하고, 가녀린 새싹은 두꺼운 각질을 뚫고 새 생명 탄생을 온 산야에 선포합니다. 바야흐로 풀내음 가득한 들판은 찰진 풀뿌리로 얼키고 설켜 너와 내가 아닌‘우리’이며, ‘모두’임을 각인시킵니다.

 

우리는 민초(民草)들의 함성으로 쟁취한‘풀뿌리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추구되는 민주주의의 시발점이 풀뿌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춘향은 민주주의를 가장 은유적으로 표현한 매우 강렬한 언어입니다. 춘향은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인 것입니다.
 
 

민주주의로서 춘향은 꿈과 이상의 세계인 몽룡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왕위 세습이 당연시 되었던 그 시절에 과연 어느 누구가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러나 춘향은 꿈을 꾸듯, 용을 만나듯 민주주의를 염원하였습니다. 춘향이 몽룡을 사랑한 연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의 역사적인 사랑은 배운 무리로서 벼슬아치인 학도의 등장으로 비극이 됩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벼슬아치들로서는 당연한 훼방입니다. 그러나 춘향은 끝내 학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언젠가 민주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浮上)하게 될 것임을 은연 중에 암시하는 예지(豫知)를 발휘합니다. 또한 천재적인 이 작가는 끝내 소설 말미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써 넣지 못함으로써 피지배계급의 아픔과 한계를 드러내줍니다.

 

춘향전은 우리나라 문학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고의 걸작인지 모릅니다. 면면히 흐르는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은 은유로 희석(稀釋)이 되고, 그 기개는 춘향과 몽룡으로 이상(理想)이 됩니다.

 

찬란한 이 봄!
우리나라 최초의 민중소설로서 춘향전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이름을 밝힐 수 없었던 그 위대한 작가를 주작산 덕룡봉의 이름 모를 들꽃처럼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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