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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스승
 이동범∥전 광주교총회장
2018/05/08 18: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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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과 함께 순백의 이팝나무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달린 풍성한 흰꽃가지가 봄바람에 너울거리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이와 함께 아카시아꽃의 향기와 만개한 철쭉꽃들은 봄의 향연이 아닐 수 없다. 이 좋은 계절이면 5월 15일 ‘스승의 날’이 찾아온다. 스승의 날이 되면 나에게 잊지 못할 스승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하교시간이 될 무렵 갑자기 배가 아파 뒹굴고 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왜 그러니, 어디가 아프지?” 라고 물을 때 “갑자기 배가 아파요”라고 대답했지만 무척 견디기가 힘이 들었다.


이 때 선생님께서는 나를 등에 업고서 4km나 되는 집에까지 데려다 주셨다. 그 때는 버스나 택시가 없는 시절이어서 걸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선생님의 등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기억이 생생하다.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너무 놀라하시면서 나를 눕혀놓고 배를 쓰다듬어 주셨다. 이 때 응급처치의 단방약을 먹고 무사히 나은 것을 생각하면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과 제자를 위한 마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때 할아버지께서는 “선생님, 밤이 되었으니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가세요”라고 말씀하시고 사랑방에서 주무시게 하였다. 아침에 멀쩡한 저를 보신 선생님께서는 “참, 다행이다. 학교에 갈 수 있겠니?” 하시면서 “갈 수 있으면 학교에 함께 가자”라고 하여 선생님과 같이 등교를 했다. 집에서 나올 때 어머니께서는 선생님에게 고맙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더니 달걀 한 꾸러미를 드리면서 고마움을 표하였다. 그 시절은 달걀같은 선물 밖에는 드릴 것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진정 마음으로 드린 사례인 것 같다.


또 잊지 못할 스승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다. 대학 진학과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 친절하게 상담을 해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교육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었으니 이 학교에 진학하면 어떻겠느냐?”라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교육대학교는 학비도 싸고 졸업하면 바로 교사로 취업이 되니 좋을 것 같다”라고 하셨다. 가정 형편이 어려움을 아시고 조언해 주신 선생님의 말씀대로 입학하여 무사히 졸업한 결과 42년간을 교직에 몸담게 하신 분이다. 이 분이야 말로 나의 진로를 결정해 주신 인생의 횃불이셨으며, 교육자의 길을 가도록 인도하신 은인이시다.


태산같이 높고 무거우며, 바다보다 더 넓고 깊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 스승의 가르침과 은혜에 항상 감사하면서 내 마음 안에 스승을 모시고 살아가고 있다. 이 분들이 계셨기에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음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 “군사부 일체”란 옛 선조들의 말씀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일선 교육현장에는 교사들이 겪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너진 교권 때문에 교사 노릇이 힘들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오늘날 교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무시되고 모욕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고 보니 교사직에 회의를 느껴 교단을 떠나는 분들이 속출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긴 여정의 고난을 뚫고 열의에 찬, 큰 뜻을 품고 현장에 나왔지만, 정부의 기관이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까지도 교사에 대한 예우나 권위를 무참히 짓밟고 있으니 처참할 따름이다.


최근 5년간 광주시교육청 산하 교권보호센터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모두 946건에 달했다고 한다. 절반 이상이 욕설이나 폭언이었으며, 폭행과 성희롱도 있었다. 여기에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에 항의하거나 학급운영까지 간섭하는 학부모 사례도 상당수여서 교사들의 고충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함께 체벌금지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서 교사들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교권이 무너지면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 교권회복이 시급한 과제다. 정상적인 교권에 도전하는 어떠한 교권침해 행위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스승은 참으로 귀한 직분이다. 스승의 지시에 순응한 사람들은 대개가 부흥했으며, 스승에 말에 함구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패망하였음을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다. 스승의 날은 내 일생 어느 순간에나 나를 가르쳐 주신 스승의 은혜를 한 번 쯤 생각해 보는 날이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날이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을 조이고 있는 꽃 한송이 족쇄는 선생님들의 자존을 힘들게 하고 있다. 교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급격히 사라지게 하고 있다. 요즈음 은혜를 모르고 정이 메말라 가는 삭막한 사회가 된 것 같아서 아쉬울 뿐이다.


“사자소학四字小學” 사제편에 나오는 “총시사공總是師功은 ”모든 것은 스승의 공이다”란 말이다. 내가 알 수 있고 행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스승의 덕분이라는 말이 담겨 있다. 여기서 특별히 선생님이나 교사는 좋은 스승이 되어야 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 모두는 그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승의 날 하루만이라도 국민 모두가 각자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나를 있게 한 스승을 한 번쯤 찾아보면 어떨까? 스승의 기침 소리를 듣는 것이 배움이기 때문이다.


잊지 못할 내 마음의 스승이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애석한 마음으로 “스승에 은혜” 노래의 가사를 되뇌어 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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