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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선거 엄정 중립 지키라고?
 노영필∥철학박사
2018/05/04 15: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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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이 소문이 들린다. 전남의 몇몇 교사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에 마음이 아프다. 거기다가 광주시교육청에서도 지침과 공문으로 장학사와 교사들에게 ‘엄정중립’을 강조했다. 선관위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7조에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2014년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공소시효도 10년으로 늘렸다.”


그럼에도 “교육감은 선거로 뽑히는데 교사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여기저기 단체장은 4년마다 선거에 뽑히는데 공무원은 선거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불만을 호소한다. 모든 나라가 그러지는 않는다. 공무원도 사람이다. 개인이 누려야 할 자유와 평등의 권리가 있다. 교수는 출마도 복귀도 자유롭다. 교수는 사람이고 교사는 사람이 아닐까? 교사나 공무원이 불가능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는허용되어야 한다는 학문적 주장이 비등한지 오래다.


상식적으로 성적권리나 청소년 인권까지 생각하면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일은 시대적인 분위기에 어긋나 보인다. 아무리 공공의 노복이라지만 개인의 권리 차원에서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권위주의 시대를 통해 공무원들은 암암리에 정치적 동원을 해 왔다. 내놓고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면서도 관권을 통해 움직인 것이다. 선거를 통해 지고 이긴 세력들이 업무는 소홀히 하고 상호간의 싸움질로 번져 업무의 생산성이 떨어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직자는 정치적 입장을 가질 권리가 왜 없을까? 더더욱 선거운동을 못하도록  통제시켜 놓으면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을까? 권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면 국가적 손실만 키우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여전히 관변 노예로 길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유럽은 정치적 자유를, 미국은 부분적으로 제한된 의무를 요구한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공무원은 정치에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실효적인 조치였는가? 과거와는 달라 지자체 단체장 선거가 확대 실시되면서 판례가 조금씩 달리지고 있다.


‘기획’과 ‘실시’를 구분하고 있다. 그러니까 ‘선거운동의 기획’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8년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김희옥 재판관)는 김황식 하남시장과 김복규 의성군수, 남유진 구미시장, 송광운 광주북구청장 등 4명이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의 ‘공무원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을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해 하는 선거운동의 기획 행위’만 막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사적인 지위에서 하는 선거운동 기획 행위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에 따라 그 동안 선거운동 기획 등이 금지됐던 일반 공무원들도 ‘개인적’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자신의 선거운동을 준비하거나 제3자의 선거운동 기획을 도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정치적 의사표현도, 정치적 입장을 쉽게 낼 수 없다. 이런 판결을 알더라도 쉽게 정치적 처신을 할 수 없다. 인터넷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지지와 관련한 의사표현을 하면 안 된다. 그렇더라도 너무나 아이러니 하다. 단체장은 선거로 뽑으면서 아래 공무원들은 정치적 표현을 할 수 없다. 위계로 가르는 평등권 침해다. 그렇다면 줄세우기 하는 단체장은 위법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단체장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과 선거운동하는 것과 분리할 수 없다. 그런데 인사대상자인 일반 공무원은 선거관여는 금지하고 있다. 음성적으로 선거에 관여할 수 밖에 없는 조치이다. 앞뒤가 안 맞는 조치다. 이제 공무원이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을 구분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을까? 공사의 자유를 구분해 누릴 수 있을 시민의식이라고 믿는다. 그것을 어기면 다른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견제하면 될 일이다.


헌법의 자유권과 행복추구권을 더 확장해야 한다. 즉 개개인이 공무를 침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정치적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시끄러워야 한다. 차이를 드러내고 차이를 통해 조절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 민주사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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