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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필통] 김종철 선생의 '소나무 분재 잘 기르는 법'
 햇볕, 바람 잘 들고 물 자주 주고, 분갈이 해줘야…관심, 정성, 사랑이 생존여부 가려
2015/03/19 01: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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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정문을 솟대나 장승처럼 지키는 김종철(60, 사진)선생님의 이야기를 꼭 2년전 이맘때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봄비가 추적추적 내린 18일, 김 선생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눈 밝은 분들은 보셨겠지만, 도교육청 정문을 지나다 보면 사시 사철 소나무 분재가 밖에 나와 있는 걸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여름 땡볕이나 한 겨울 눈이 펑펑 내려도 김 선생님 자신처럼 한결 같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분재를요.
 
일년에 4차례 인사철마다 배달된 화분들 중 죽기 일보 직전의 분재들을 김 선생님이 가져다 소생(蘇生)시킨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김 선생님 근무처인 수위실을 찾아가 '김종철 선생님의 소나무 분재 잘 기르는 방법‘ 특강을 들었습니다.
 
폭설 내린 한 겨울, 정문앞에 보란듯이 진열된 소나무 분재를 보며 안타까워 했던 기자는 먼저 "왜 그러셨냐"고 무식하게 물어봤습니다.
 
“통풍 잘되고 햇빛 잘 받고, 물만 적당히 주면 소나무는 절대로 죽는 법이 없습니다”
 
하, 그렇군요. 사무실 한 켠에서 시름시름 죽어가는 소나무 분재를 숱하게 봤는데 죽지 않는다니요.
 
“봄·가을에는 3일에 한번 충분하게, 여름에는 하루에 한 번 수북하게, 겨울에는 열흘에 한번 적당하게 물을 줍니다. 특히 소나무는 10월 이후에는 영양분을 충분하게 빨아들인 후 수면상태에 들어갑니다”
 
말하자면, 개구리나 뱀, 곰처럼 소나무도 동면상태에 들어간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겨울에 눈밭에 내놔도 절대 얼어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 선생님의 말을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1월 중순쯤 되면 새 뿌리가 발근(發根)하는데 2년마다 3월 이맘때쯤 분갈이를 해줘야 돼요. 소나무에 붙은 흙을 모조리 털어내고 뿌리도 과감하게 잘라냅니다. 그리고 마사토로 나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면 분갈이가 끝납니다. 이때 화원에 가서 비료를 사다 수북하니 북돋아 주고 물을 흠뻑 주면 됩니다.”
 
기자는 김종철 선생님의 다음 이야기에 무릎을 쳤습니다.
 
“2년 이상되면 뿌리가 갈 곳이 없으니 화분안에서 뱅뱅 맴을 돕니다. 이때 분갈이를 하지 않고 그냥 두면 뿌리가 화분을 꽉 채워 죽게 되는 것이죠.”
 
김 선생님 말을 듣고 보니 사람도 좁은 곳에 갇히면 불안하고 초조해져 안절부절 못하는데, 소나무도 예외는 아니지 싶었습니다. 분재에 갇힌 소나무도 마치 우리속 짐승처럼 빙빙 맴돌다 탈출구를 찾지 못해 지 몸속 영양분을 갉아먹다 결국, 죽게 된다는 것입니다. 문외한이긴 해도 뿌리의 맴도는 방향은 필시 지구의 자전방향이 아닐까 상상해봤습니다. 김 선생님은 자신의 광주 백운동 집에는 100년 이상된 소나무 분재가 50여개나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30여년 전, 젊었던 시절 직접 산으로 들로 소나무를 찾아 다니기도 했고 또 죽기 일보 직전의 것을 가져다 살린 것들이라고 합니다. 분재속에 갇혀 100년을 견디다니, 참으로 아득한 세월입니다.
 
“소사나무, 모과나무, 단풍나무, 철쭉 분재가 뜰앞 감나무와 멋지게 어우러져 이웃들이 자주 집으로 구경을 와요. 사진을 찍으로 오는 사람도 있어요. 직접 해보면 아시겠지만 나무를 손질하다 보면 맘이 그렇게 편해집니다. 온갖 잡념이 다 사라져요”
 
김 선생님은 휴대폰에 보관된 자택 사진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사람 좋은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김 선생님의 특강을 듣고 보니 사람도 그렇지만 소나무도 결국 관심과 사랑, 정성이 생존여부의 관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뿌리가 같은 대나무는 제 아무리 세상 멀리 떨어진 곳에 심어도 똑같은 날에 꽃을 피우고, 똑같은 날에 죽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말처럼 들려 섬칫합니다.
 
지금 여러분 곁에서 난초나 분재 기르기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는 분명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외로운 사람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김 선생님의 짧은 특강을 듣고 나니 전남도교육청 5층, 창가쪽 한면을 가득 채운 석란(石蘭)의 무리에 둘러쌓인 교육감님도 어쩐지 예외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남다른 난초 사랑은 십중팔구 사랑해서 외롭거나, 외로워서 사랑에 몰두하기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무안=김두헌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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